세상 사람들 이야기2008. 12. 6. 13:25

 

바에서 술을 먹고 맨션으로 돌아오던

일본에 있을 때의 어떤 새벽의 일이다.

 

큰길가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쪽에서 구급차가 한대 오고 있었고,

구급차에서는 응급 상황이라고 방송을 하고 있었다.

 

구급차는 빨간 신호를 받고 있었고,

구급차 좌우로 직진신호를 받던 많은 차들은 방송을 듣고 그 자리에서 정지하더라.

 

내가 놀라웠던 것은 정지하는 것이 아니었다.

아니, 그것도 충분히 놀라웠지만,

 

그 보다는 구급차가 전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사거리를 통과했다는 거다.

나는 모퉁이에 있었으므로 교통 상황을 모두 알았지만

 

구급차는 빌딩과 가로수에 막혀 현재 신호를 받는 쪽의 교통상황을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본인은 빨간 신호이지만, 방송을 하고 갈 수 있다는 것은

"상대방이 반드시 멈춰 준다" 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부럽기도 하고, 이런 광경에 놀라 서 있는 자신이 매우 부끄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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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의 일이다

서울을 가고 있었는데, 뒤에서 구급차가 와서 차선을 비켜주었다

그런데 구급차는 앞에 1,2,차로의 차에 모두 막혀 내 바로 앞에서

그저 한참을 달리고 있었다.

 

1,2 차로 차량 그 누구도 비켜 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구급차를 그렇게 가까이서 본 것은 처음이었다.

구급차는 대부분 선팅이 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그 차는 뒤쪽 유리만 투명으로 되어 있었다.

 

그 안에는 환자가 누워 있었고

의사와 간호사로 보이는 사람이 옆에서 처치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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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이야기 한다,

구급차가 구급차 본연의 일을 할 때보다 그냥 이동하거나

심지어 돈을 받고 택시 영업을 하기도 하기 때문에,

자신은 비켜주지 않는다고.

 

비켜주지 않으면?

만일 그 구급차가 택시영업중이었다고 하자.

 

그래서 당신이 비켜주지 않으면, 그게 응징인가?

 

그래봤자 그 구급차 택시는 다른 일반차량보다는 좀 빨리 갈거다

갓길도 이용할 수 있고 하니까.

 

당신은 응징했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걔내 입장에서는 당신이 비켜주지 않은 것이 별 대수로운 일도 아닌 것이다.

 

하지만, 그 안에 정말로 위급한 사람이 타고 있었다면

 

그야말로 대수로운 일이 되겠지.

 

 

 

Posted by mori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