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iah 2010. 2. 23. 15:14
<예전 마우스(좌) / 새 마우스(우)>

정확한 구입 시점은 기억나지 않지만, 생산년도가 99년인 것에서 짐작 해 볼때,
아마 10년 정도를 나와 함께 한 마우스 (왼쪽 하얀색)이 기어코 고장이 났다.

오른쪽 버튼에 문제가 생겼는데, 세개 누르지 않으면 눌려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루 중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은 이 녀석이 내 오른손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참고 쓸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 새 마우스를 사야만 했었는데,


그 어느 곳에서도 "볼마우스"는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가장 비슷하게 생긴 광마우스를 주문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볼 마우스가 참 좋다.
마우스 패드가 없어도 어디든지 대고 긁기만 하면 응답하는 것 뿐만 아니라.
볼이 굴러가는 느낌이 오른손에 그대로 전달되어

내가 원하는 위치로 포인터가 정확하게 이동 해 주는 것.

이것이, - 한달에 한번 이상은 볼을 빼서 청소를 해 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음에도, - 내가
볼 마우스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사실 회사 동료들은 잘 이해를 못했는데,
몇몇은 가끔 내가 책상에서 마우스 볼을 빼서 청소하는 모습을 보고
"아직도 볼 마우스를 써요?" 라며 기겁을 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오늘, 내가 광 마우스로 교체하는 것이 사무실 내에서는 일종의 관심거리가 되기도 했다.)


저 마우스와 같이 샀었던 키보드 역시, 소음이 많이 난다는 주위의 항의로 인해
제작년쯤에 지금 쓰는 키보드로 교체했는데,

그때 분당 타수가 100타 정도는 떨어졌던거 같다. (지금은 어느정도 회복했다)


내가 마우스라는 물건을 처음 접한게 아마 1983년이었다.
세개의 네모진 짙은 회색 버튼이 있던 마우스로 기억한다.

그리고 나서의 얼마간의 도스 시절을 제외하면
근 20년은 볼 마우스를 썼으니..


헤어짐에는 시간이 약이라곤 하지만,
마우스 패드 위에서 멋대로 미끄덩거리는 이 녀석에 익숙해 지는데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