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 이야기

아케이드 센터용 게임카드

moriah 2009. 9. 11. 16:23

나는 요즘, 코나미에서 나온 "유비트" 라는 게임에 빠져있다.
아케이드 센터에서 할 수 있는 16개의 버튼이 있는 터치 형태의 리듬게임이다.

물론 내가 과거에 리듬게임을 워낙 좋아하기도 했지만,
이 게임에 다시 빠진 더 큰 이유는,
e-Amusement 라는 코나미의 인터넷 대전 시스템이 한 몫 했다.

e-Amusement 는 코나미에서 만든 아케이드 센터용의 자사 게임기를
인터넷에 연결시키는 기능의 상품명으로, 이를 통해서

 + 어느 오락실에 가더라도 전 세계에 있는 다른 유저와 실시간으로 같이 게임
 + 온라인을 통한 게임 내용의 업데이트
 + 누구나 인터넷상으로 대회를 주최하고 참여
 + 게임 기록을 보존하고 인터넷상으로 본인의 기록을 확인, 친구들과 공유
 + 친구를 라이벌로 등록하여 게임을 할 때 그 라이벌의 기록(ghost)와 대전

하는 것 등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런 기능들을 위해서는 본인 확인이 필수적인데,
코나미는 이것을 e-Amusement pass 라고 일컫는 카드를 통해 해결한다.

<e-Amusement pass. 게임전 이것을 이용해 본인확인을 한다>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업소용 기계들은 키보드가 없고, 기계 장치의 제작사가 다양해서,
온라인 게임에 필수적인 본인확인을 위해 기존과는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만 하고,

가장 간단한 방법이 카드이다 보니, e-Amusement pass 뿐만 아니라
다른 온라인을 지원하는 게임을 할 때는 그 게임에 맞는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현재 오락실에서 사람들이 많이 하는 게임들 중에 본인 확인이 필요한 게임은
 + 코나미 게임들(e-Amusement pass)
 + 철권 (TEKKEN-NET ID card)
 + DJ Max Technika (Platinum crew membership card)
 + initial D
 + Pump it up (Pump it up USB)

..등이 있다. 이 중 pump it up은 카드가 아닌 USB 형태,
initial D 는 MS, 나머지는 RF 형태를 취하고 있다.


아케이드센터용은 아니지만, 나의 경우 Phoenix Dart Card (RF)
역시 비슷한 목적으로 소지하고 있다.


아무튼 이렇기 때문에,
이제 지갑의 카드 수납공간의 많은 부분이 오락실 카드가 차지하고 있으며,
여러개의 RF 카드들로 인해 대중교통 이용시 교통카드의 태그에 영향을 미치는 등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형태로 온라인을 지원하는 게임들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며,
어쩌면 오락실용 지갑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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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에서의 활동을 온라인으로 끌어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지난 10년에 걸쳐 이러한 아이디어들이 폭발적인 웹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

게임센터만은 예외로 남겨져 있었지만, 몇몇 유명 오락실이나 게임을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있고

최근에는 오락실 위키 프로젝트도 시작되었다.
(참고: http://oraksil.planetmono.org/)


아케이드 게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의 영역으로 발을 담그려고 하는 이때,
이것들을 아우를 수 있는 시스템을 하나 생각 해 본다.

모든 아케이드 게임의 인터넷 연결 접점을 하나로 유지하는 거다.
이를테면 게이트웨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발로만든 개요도>

게임센터의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gateway server 에 연결되어 있다.
사용자가 오면 통일된 하나의 ID 카드를 통해 gateway server 와 인증하고
인증이 완료되면 gateway 서버는 해당 게임의 게임 서버에 알려준다.

그 다음은 gateway 를 통해서 계속 통신할 수도 있겠고,
아니면 게임 서버와 게임센터의 게임기간 직접 통신을 할 수 도 있겠다.

그리고 게임의 결과 등을 표준화된 프로토콜로 다시 API 서버로 제공하면,
API 서버는 해당 정보를 제3의 서버에 전송한다.

그것은 사용자들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다시 게임회사 그 자체가 될 수도,
게임 전문의 커뮤니티나 포털이 될 수도 있겠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는:
 + 카드의 발급 비용이 줄어든다 (게임마다 다르지만 보통 5,000원 정도이다)
 + 여러 장의 카드를 들고 다니느라 지갑이 뚱뚱해 지는 일을 막을 수 있다.
 + 다양한 전문 커뮤니티들이 가공해 주는 정보를 통해 게임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게임사는:
 + ID 카드의 발급과 유통에 들이는 노력을 하지 않고도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 별다른 노력 없이 표준화된 프로토콜만 지켜준다면, 사용자들의 게임 정보를
   (물론 동의 후에) 게임관련 사이트에 뿌리거나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해당 게임을 위한 사용자 페이지를 만들고 관리할 필요가 없다.

게임 커뮤니티는:
 + 게임 서버에서 사용자 정보를 가져올 수 있게 된다.
 + 게임마다 표준화 된 프로토콜을 가지게 될 것이므로, 새 게임을 위한
   노력이 훨씬 적게 든다.


게임사의 입장에서는 이 시스템을 통해서 각 업장에 서버 유지 및 이용료 명목으로 돈을
받아왔으므로, 그건 어떻게 할 거냐라는 입장이 있을 수 있는데,

그 부분 역시, 업장과 게임사와의 협약에 따라 할 수 있게 된다. 즉 게이트웨이는
사용자의 신원만 확인 할 뿐이므로, 게임사에서 협약이 안 된 게임장이라면
신원 확인 이후에 연결을 거절할 수 있어, 기존과 다르지 않게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게이트웨이를 만드는 사람이 얻게 될 이득은?


처음에 얘기했다.
오프라인의 활동을 온라인으로 끌어온다는 것. 그리고 그 통로가 된다는 것에
매우 큰 의미가 있게 된다.

사람과 트래픽이 확보되어 있으면, 그걸 돈으로 바꾸는 건 쉬운 일이다.
그리고 원한다면, 카드 판매를 통한 소소한 수수료도 거둘 수 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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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미에서는, 굳이 카드 이름에 게임 이름을 넣지 않고,
e-Amusement pass 라는 유니버설한 이름을 부여했다

실제로 해당 패스는, 코나미에서 발매하는 몇 게임에 공통으로 사용될 수 있으니
어찌보면 내가 말한 부분이 몇가지는 이미 구현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코나미의 게임회사라는 것이고,
특정 거대 게임회사에서 이걸 추진하게 되면 이러한 형식이
모든 게임사를 아우르는 gateway가 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한 얘기다.


웹쪽의 전문기업에 돈이 많은 회사라면. 한번쯤 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